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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의 판소리 인연, 판소리의 장르적 경계, 현대 예술 담론에 기여

by 스페이스2000 2025. 4. 8.

 

판소리 인연

이자람은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난 한국의 대표적인 소리꾼이자 국악인, 연극배우, 극작가, 연출가이다. 그는 전통 국악, 특히 판소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해내며 주목을 받았고, ‘젊은 소리꾼’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아 왔다. 어린 시절부터 예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5세 때부터 피아노, 성악 등을 배우며 음악적인 기반을 다져왔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연극반 활동을 활발히 하며 무대예술 전반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

그가 판소리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1990년대 후반,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성우향 명창에게서 수학하면서부터이다. 이후 2000년대 초반, 동국대학교 연극학과에 진학해 전통예술과 연극이라는 두 축을 본격적으로 융합하기 시작했다. 이자람은 젊은 시절부터 단순히 판소리라는 장르 안에 머무르지 않고 그것을 어떻게 확장시킬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험해왔다. 이러한 태도는 그가 이후 독창적인 창작 판소리를 제작하고 공연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

이자람의 삶에는 국악뿐 아니라 여성으로서의 정체성과 사회에 대한 인식, 예술가로서의 책임감 등이 진하게 녹아 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 예술가가 처한 현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공연 작품을 통해 이를 표현하거나 비판적인 시각을 담아내기도 한다. 또한 단순히 예술가로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문화계 인사들과 연대하거나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활동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의 생애는 그 자체로 한국 현대 예술계에서 중요한 지점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악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흐름 속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판소리의 장르적 경계를 허물다

이자람의 가장 두드러진 업적은 바로 창작 판소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점이다. 그는 2007년, 조르주 브랑샤르의 희곡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을 바탕으로 창작 판소리 「억척가」를 발표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브레히트 원작의 서사극 구조를 판소리라는 한국 전통 형식에 접목시킨 실험적 시도였으며, 전통과 현대, 동서양을 넘나드는 문화적 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억척가」는 이후 해외 무대에서도 극찬을 받았으며, 뉴욕, 런던, 파리, 싱가포르 등에서 공연되었다. 특히 서구 관객들에게도 이해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판소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자람은 이를 통해 ‘국제적인 판소리꾼’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얻었다. 그녀의 작품은 단지 한국의 전통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언어로 소통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후에도 이자람은 『로미오와 줄리엣』, 『안네의 일기』, 『이방인』 등 다양한 서구 문학 작품을 재해석한 창작 판소리를 꾸준히 발표해왔다. 이러한 작품들은 단순히 원작을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적인 해석과 그녀만의 독특한 음악적 감성을 입혀 새로운 예술로 재탄생했다. 특히 음악, 연기, 해설을 혼자 해내는 1인극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끌고 나가는 그녀의 무대 구성력은 대단한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자람은 단순히 판소리 공연에 그치지 않고, 연극, 오페라, 영화, 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그녀는 판소리의 장르적 경계를 허물고,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예술 장르와 협업하며 실험적인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최근에는 젠더 문제, 사회적 불평등, 전통과 현대의 균형 등 예술 외적 이슈들을 공연에 적극 반영함으로써,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질문도 함께 던지고 있다.


현대 예술 담론에 기여

이자람은 단순한 소리꾼을 넘어 ‘전방위 예술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은 전통 예술을 계승하는 동시에 그것을 현재화하고, 나아가 미래의 가능성으로 확장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21세기 들어 전통 예술이 어떻게 재구성되고 재해석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이자람의 활동은 그에 대한 하나의 유효한 해답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녀는 기존의 판소리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오히려 그것의 핵심적인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형식과 내용을 자유롭게 해체하고 재구성한다. 이자람의 창작 판소리는 ‘서사’와 ‘소리’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기존 판소리의 관습을 깨뜨리는 동시에, 관객과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는 창을 열었다. 이 점은 젊은 예술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으며, 전통예술의 현대화를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하나의 모델이 되었다.

비평가들 또한 그녀의 예술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자람은 강렬한 무대 존재감과 섬세한 감정 표현, 유머감각까지 갖춘 전방위적 퍼포머로서 인정받는다. 그녀의 목소리는 고전적 기법과 현대적 감각이 절묘하게 조화되어 있어, 전통 판소리를 잘 모르는 관객도 쉽게 감정이입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폭넓은 수용성은 그녀를 단지 국악계의 스타가 아닌, 한국 공연예술계 전반에서 중요한 인물로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이자람은 예술계 내외로도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많은 젊은 국악인들이 그녀를 롤모델로 삼으며, 창작 판소리에 도전하고 있으며, 연극계나 음악계에서도 협업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그녀의 작품은 대학이나 예술 교육기관에서도 분석 및 연구 대상으로 자주 다루어진다. 이는 단지 예술가로서의 인기를 넘어, 그녀가 ‘현대 예술 담론’에 기여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자람은 오늘날 한국 예술계에서 보기 드문 융합형 인재이며, 전통과 현대, 국내와 해외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녀의 향후 행보는 판소리뿐 아니라 한국 문화 전반의 흐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